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밤의 거미원숭이

tlftnghidreh 2024. 2. 9. 23:29


무라카미 하루키 초단편소설집.하루키의 짧은 에세이들은 많았는데, 이렇게 짧은 소설이 있었던가.하나의 이야기당 3쪽 정도, 많아야 4쪽,의 분량이고 독립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끔은 서로 얽혀진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제목에 원숭이 가 있기 때문에 <도쿄기담집>(http://blog.yes24.com/document/11285743)의 시나가와 원숭이 와 연관이 있나 싶었는데, 서로 별개의 이야기였다. 그냥 소재만 같은 걸로.이 책의 소설들은 하루키의 여러 에세이와 비슷한 루트를 갖고 있다. 잡지에 실린 글들이라는 점,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과 함께 라는 점. 1부는 J.프레스 라는 이름의 양복을 위해, 2부는 파카 만년필을 위해 써진 글들이라고 한다. 글과 그림 옆에 덤처럼 제품 광고를 실었다고 하는데, 이게 제품과 글과 그림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일 듯.너무 짧은 이야기들이고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들이기에 금방 읽을 수 있다. 짧지만 기발한 것들도 있고 나름 으스스한 것들도 있고. 어쩌면 너무 짧아서 이건 뭐야! 할 지도.그냥 첫 장을 읽으면서 부터 이 글의 제목은 바로 정했다. 피식 이라고. 그냥 피식 거리면서 읽을 수 밖에 없는 글들이다. 감탄의 피식일 수도 있고, 어처구니 없음에 대한 피식일 수도 있고.
웃음이 듬뿍 담긴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장 짤막한 단편 모음집!

하루키 특유의 신선한 문체뿐만 아니라 그 상상력이 더욱 두드러지는 짧은 단편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바이올린이나, 플루트가 하는 일은 난 잘 모른다며 부끄러운 고백을 하는 호른이나, 그저 다 같이 둘러앉아 트럼프 한 번 제대로 쳐보고 싶어서 밤마다 집 주변에 출몰하는 바다 거북이 등, 그의 글에는 신선함에 목마른 독자들을 위한 즐거운 상상력이 넘쳐난다.

하지만 하루키 단편의 진정한 힘은 그 상상력의 향연을 넘어선 철학에 있다. 가슴이 텅 빈 현대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도넛이나 유조선 폭발 사고 현장에서 120명의 승무원 중 35명이 기적적으로 구출되었다며 나쁜 뉴스는 없었다고 전하는 아나운서 등, 하루키 특유의 현실 비판 의식이 두드러지는 단편들도 수록되어 있다.


한국어판을 위한 서문
밤의 거미원숭이 를 위한 서문

제1부
호른
연필깎이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타임머신
크로켓
트럼프
신문
도넛화
안티테제
장어
다카야마 노리코 상과 나의 성욕
문어
무시쿠보 노인의 습격
스패너
도넛, 다시

제2부
밤의 거미원숭이
아주 오래전 고쿠분지에 있었던 재즈 카페를 위한 광고
말이 표를 파는 세계
방콕 서프라이즈
맥주
속담
구조주의
무즙
자동응답 전화기
스타킹
우유
굿 뉴스
능률 좋은 죽마
동물원
인도장수 아저씨
천장 속
모쇼모쇼
세찬 비가 내리려 한다
거짓말쟁이 니콜
새빨간 고추
한밤중의 기적에 대하여, 혹은 이야기의 효용에 대하여

덤/아침부터 라면의 노래

후기 그 하나/무라카미 하루키
후기 그 둘/안자이 미즈마루
후기 그 셋/김춘미